"초등학생이 미국에 1~2년간 살았더니 영어를 곧잘 하더라" 이런 말 들어본 적 있나요? 어떻게 아이들은 그리 빨리 영어를 배우게 되는 것일까요? 그것을 통해 우리 성인이 배울 점은 무엇일까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외국에 잠시 사는 아이들이 영어를 빨리 배우게 되는 이유를 알아보고, 우리 성인 학습자가 배울 점을 이야기 합니다.
* 아이들 영어 학습과 성인 영어 학습의 공통점
아이들이 빨리 영어를 배우는 이유를 이야기 하기에 앞서, 아이들과 성인이 갖는 영어 학습시 공통점을 보겠습니다.
1. 영어가 재미있어서 배우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에게나 성인에게나 일정 기간까지는 영어가 즐기기 위한 의사소통 도구가 아닙니다.
이 시기에 영어 학습은 한 마디로 "공부"인 것이죠.
영어 학습이 "공부"로 느껴지기 때문에 학습자들은 대부분 영어 학습을 부담스러운 과제로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영어 학습이 "공부"로 느껴지는 초기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가는데 있어서는 두 가지 형태(경로)가 있게 됩니다.
그것은 "필요에 의한 것"과 "열정에 의한 것"입니다.
"필요에 의한 것"은 주로 외국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에게서 찾을 수 있습니다. 친구를 사귀고 싶은데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니 친구를 사귈 수 없고, 매 순간이 즐겁지 않은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즐거움은 삶을 살아가는 절대적인 이유입니다.
즐거움을 추구하기 위한 그들의 욕망은 무엇보다도 크며, 이 욕망이 영어가 "공부"로 느껴지는 순간을 비교적 수월하게 넘어가게 해 줍니다.
반면, 대부분의 성인 학습자들은 그만큼의 필요성을 느끼지는 않는 편입니다. 그 대신 다음 단계의 학습 과정으로 넘어가게 하는 것은 어떤 목표를 위해 영어를 배우려는 "열정" 입니다.
2. 두뇌에는 한국어 어순 구조가 지배적이다.
초등학생의 두뇌에도 분명 한국어 어순 구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우리 성인들의 어순 구조보다는 단순합니다.
복잡하지 않은 어순 구조를 두뇌에 담고 있는 것은 영어 학습에 장점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반면 성인 학습자가 복잡한 생각(한국어로 떠올리는)을 영어로 담아 내려 하면 입이 꽉 막히는 현상을 발견하게 됩니다.
* 같은 기간, 다른 결과
짧게는 수 개월, 길게는 1년 이상 어학연수를 다녀온 대부분의 학습자들은 생각만큼 영어가 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면서 어학연수를 준비하는 다른 사람에게 너무 많은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에 비해, 외국에 1년~2년을 다녀온 초등학생의 영어 실력은 꽤 훌륭해 보입니다.
분명, 성인이 어학연수를 갈 때는 초등학생보다 더 많은 영어 지식을 머리에 담고 가는데도 말이죠.
이유가 무엇일까요?
* 아이들이 외국에서 영어를 빨리 배우는 이유
1. They learn what they need to learn.
(그들은 필요한 영어를 배운다.)
위에 잠시 이야기한 것처럼 즐거움을 추구하는 아이들에게 영어는 생존 도구입니다. 영어를 사용하는 현지 아이들과 어울리기 위해 가져야 하는 필수 항목인 것이죠.
처음에는 영어가 안되니 손짓, 발짓으로 간신히 어울리겠지만 영어를 익혀야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게 됩니다.
매 순간 친구들과 만나거나 영어로 수업을 들을 때 무엇을 모르는지 인식하게 되며 그런 표현부터 익히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2. They absorb sounds of English into their brain as they hear.
(그들은 영어의 소리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현지 학교 수업에서는 수업 교재가 글자를 눈으로 볼 수 있게 도움을 주겠지만, 일상에서 접하는 영어는 대부분 소리로 전달되는 영어입니다.
친구들을 만나거나 길거리를 갈 때 들리는 모든 영어는 의미 파악이 되기 전 그들의 귀에 소리로 들어오게 됩니다.
성인들의 영어 학습에서는 대부분 글자가 먼저 두뇌에 자리잡게 됩니다. 그리고 그 글자들은 원어민의 소리가 아닌 자신만의 소리로 인식을 하곤 합니다. 자연스럽게 발음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리스닝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원인 중 하나가 됩니다.
3. They concentrate when they need to.
(그들은 필요할 때 집중한다.)
아이들이 현지 아이들과의 영어 대화에서 집중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말을 하지 못해 제대로 참여하지 못하고 함께 웃지 못하는 것은 왕따 아닌 왕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몰입하고 집중하며 그 분위기를 파악하려 합니다.
이 같은 집중력은 비교적 빠른 시간에 영어의 리듬에 익숙해지게 만들고, 아울러 대화 분위기를 통해 단어나 표현이 사용되는 뉘앙스를 알아가게 해 줍니다.
4. They have no fear of making mistakes.
(그들은 실수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겠죠. 실수에 대한 두려움은 어느 정도 있겠지만, 더 큰 두려움은 어울리지 못해 즐거움을 얻지 못하는 것입니다.
실수를 하더라도 자신의 의사가 전달된다면 그 기쁨은 실수의 두려움을 덮고도 남을 만큼이 됩니다.
5. The have more space in their brain for new knowledge.
(그들은 새로운 지식을 위한 더 많은 공간을 두뇌에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성인의 학습 능력이 아이들보다 빠른 것은 새로운 지식을 연결시켜 두뇌에 담을 수 있는 그 동안의 경험과 지식이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어 학습에 있어서는 연결 고리로 사용할 만한 경험과 기존 지식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 학교에서 배운 영어가 경험이라면 경험이고 지식이라면 지식이지만 실용 영어를 배움에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진 않는게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공간에 새로운 모습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 있어서는 아이들의 학습 능력이 훨씬 빠르게 됩니다.
6. They have more exposure to real English conversations.
(그들은 실제 영어 대화에 보다 많은 노출이 된다.)
대학생이 어학 연수를 하면서 현지 원어민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는 꽤 있습니다. 하지만 현지 원어민과 어학 연수 대학생의 영어 실력에는 큰 차이가 납니다.
이런 실력 차이는 아이들이 현지 아이들과 어울릴 때 느끼는 것보다 더 크게 되며, 그렇다 보니 어학연수를 하는 성인은 스스로 원어민과 어울리기를 꺼리거나, 반대로 원어민들이 불편해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어를 더 잘하기 위해 원어민을 만나야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영어 수준이 낮으면 원어민을 만나기가 더 힘든 것입니다.
아이들이 어울릴 때는 보다 큰 포용력이 작용합니다. 영어를 잘 못하지만 친구로써 대해 줄 수 있으며, 영어를 조금만 한다면 친구로 사귀는데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실제 영어 대화에 노출될 가능성이 훨씬 큰 것입니다.
* 적용 가능한 학습 팁(Tips)
그렇다면 이들을 통해 우리 성인 학습자가 적용할 수 있는 팁은 무엇이 있을까요?
1. No distractions help.
(방해 요소가 없는 것이 도움된다.)
저도 그 동안 학습을 통해 많은 경험을 해 왔습니다.
분명, 시끄러운 지하철에서 리스닝 하는 것보다는 집에서 하는 것이 더 잘 들린다고 느끼며, 집에서도 가족이 왔다 갔다 하는 때보다는 불이 꺼진 밤, 잠자기 전 리스닝이 훨씬 더 잘 들린다고 느낍니다.
대부분의 성인 학습자들은 학습 시간이 모자라기에 다양한 환경에서 학습을 실천해야 할 수 밖에 없는데요, 그렇더라도 주변 방해 요소를 없앨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학습으로 안내할 것입니다.
2. Think like kids.
(아이들처럼 생각하기)
성인에게 아이들처럼 생각하라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게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영어를 사용하는 실전에서는 그렇게 하는 게 입이 꽉 닫혀 버리는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처럼 생각한다는 것은 생각을 단순화하고 보다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학습 단계가 올라 가면서 보다 복잡한 생각도 전달할 수 있는 영어 실력을 갖게 됩니다.
3. Try to get used to the sounds and rhythms of English.
(영어의 소리와 리듬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하기)
기초 단계의 학습자들에게 리스닝은 집중이 안되고 재미없는 학습 중 하나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리스닝은 앞으로 실력이 향상되면서 다양한 영어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줍니다.
단어, 표현, 문법 다양한 요소가 결합되어야 하지만, 영어 자체(원어민의 영어)의 소리와 리듬에 익숙해지는 것도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럼 무작정 장시간 듣기만 해도 될까요?
그건 아닙니다.
이해가 안되더라도 '집중해서' 매일 최소한 20~30분씩은 리스닝을 해야 합니다.
리스닝은 제가 매일 하는 것 중 하나지만 가끔씩 영어의 리듬과 소리에 익숙해지도록 별도의 훈련을 하기도 합니다.
코미디 관련 팟캐스트를 1.2 배 속도로 듣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코미디 팟캐스트는 속도가 빠른 편입니다. 1.2 배 속도로 들으면 이해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죠.
대신, 영어 자체의 소리와 리듬을 자연스럽게 쫓아가게 됩니다.
4. Deep learning is also necessary.
(심도 학습도 필요하다.)
아이들의 언어 학습은 '심도학습->포괄학습' 으로 이어지는 과정입니다.
초기에는 할 수 있는 말을 수 백번 반복하며 깊이 있게 학습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 폭발적으로 표현력이 늘게 되는데, 이것은 그 동안 노출 학습(얕은 학습(?!) : Shallow Learning)을 함께 해 왔기 때문입니다.
성인 학습자들은 영어 학습 외에 본업이 있기 때문에 일정 범위에 있어 노출 학습은 어느 정도 할 수 있는데 심도학습은 잘 진행되지 않는 편입니다.
노출 학습을 병행하며, 심도 학습을 통해 두뇌에 확고히 자리잡는 표현들이 늘어갈 때, 표현력이 점프하는 순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맺음말
우리 성인 학습자들이 언어 학습시 갖는 장점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분명 있습니다.
우리가 자연스럽게 갖는 그런 장점들과 함께 아이들의 언어 학습 과정을 이해한다면, 비록 다른 환경(한국)에 있더라도 그에 준하는 학습 효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이 학습 과정을 잠시 되돌아 보고, 좀 더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생각해 볼 시간입니다.
Effort First, Then Metho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