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영어 때문에 잠이 오지 않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죠? 본 포스트에서 깨어있는 영어와 잠자는 영어에 대해 이해하고, 보다 효과적인 학습 방법을 만들어 보세요.
고등학교 졸업생
대부분 사람들이 평생동안 영어단어를 가장 많이 알고 있을 시기는 아마 고등학교 졸업 전일 것입니다. 대학입시 준비로 영어공부를 가장 많이 할 시기이죠.
그런데 대학을 입학하자마자, 또 다시 영어를 배우려고 학원이나 모임에 참여합니다. 이 시기의 접하는 영어는 고등학교 영어의 연장이 아닌, 다시 시작하는 영어입니다. 전에 배운 내용이 아예 무용한 것은 아니지만, 생각만큼 많은 도움이 되지도 않습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고등학교까지는 어쩔 수 없이 수동적, 이론적 영어학습에 매달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대학에서 비로소 실용 영어의 중요성을 느끼고 영어를 제대로 배우겠노라 다짐하고 시작하게 되죠.
그동안 많은 단어들이 눈과 두뇌를 스쳐(!)갔습니다. 영어 원서를 보면 대충 어딘가에서 본 듯한 단어들이 꽤 나옵니다. 하지만, 이들을 실제 원어민의 대화에서 듣거나 이들을 사용해 영어 문장을 작성하려면 앞이 캄캄해지게 됩니다.
잠자는 영어단어
수능 영어 시험의 예문이 원어민에게도 쉽지 않다는 것은 종종 미디어를 통해 전해지는 사실입니다.
이유는 그것이 실용 영어 실력을 테스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국어 시험을 치르듯 영어 문장을 통한 상식이나 전문 지식 이해 능력까지 테스트하기 때문입니다. 원어민이어도 수능 영어 시험에서는 만점을 맞지 못할 확률이 큰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거의 다 맞는 한국 학생들은 정말 대단하죠!)
이런 시험에 맞춰 학교 교육과 학원 사교육은 제대로(!) 된 전략을 짜맞춰 왔습니다. 그 결과는 수능 영어시험을 보도록 학생들을 준비시켰지만, 그들의 영어가 잠자는 영어가 되는 주 원인이 되었습니다.
잠자는 영어단어, 잠자는 영어표현은 눈으로 보면 대충 의미를 이해하거나 짐작할 수 있는데, 쓰려고 하면 잘 나오지 않는 것들입니다. 이론 위주, 수동적인 영어 교육의 대표적인 산물이 잠자는 영어인 것이죠.
잠자는 영어 학습법
실용 영어를 배운다면 피해야 할 학습 방법 중 하나인데요, 대표적인 것이 단어만 익히는 학습법입니다. 우리 모두 해봤던 그 방법이죠.
영어책을 통해 모르는 단어를 찾아가며 단어를 익히는 것은 누가 봐도 번거로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문맥과 상황에서 단어를 익히는 길이고, 잠자는 영어가 살아있는 영어로 변환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만약, 단어만 익히게 돕는 학습서를 이용한다면 한 단어의 설명이 최소한 한 문단 정도씩은 포함되어 있어야 합니다. important, significant, crucial, vital 등을 문맥 없이 구분해서 익히려면 충분한 설명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잠자는 영어를 만드는 예는 출력학습(말하기, 글쓰기) 없이 입력학습(읽기, 듣기)만 하는 경우입니다.
적지 않은 영어 원서(영어->한국어) 번역가들이 영어회화나 영어 글을 쓰는데는 어려움을 겪곤 합니다? 왜 그럴까요?
입력학습은 추측학습입니다. 반면 출력학습은 메커니즘 학습입니다.
입력학습에서는 대략 이해한 것도 이해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출력학습에서는 대략 이해한 것은 작동하지 않게 됩니다. 출력학습에서는 단어를 아는 것은 물론이고, 그들의 조합 규칙, 그리고 말하는 사람의 아이디어, 게다가 (말하기의 경우) 소리까지 합쳐져 하나의 표현 과정이 완성됩니다.
출력학습 없이 입력학습만 하게 되면 잠자는 영어를 만드는 지름길이 됩니다.
"충분한 입력학습이 출력학습을 저절로 이끈다?"
출력학습보다 입력학습이 훨씬 더 큰 비중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입력학습이 저절로 출력학습으로 이어지진 않습니다. 노력에 비해 너무 미미한 결과를 얻게 되죠. 출력학습으로만 얻게 되는 영어 근육(순발력, 영어식 사고력, 문장 구성력, 생각을 떠올리는 능력, 발성 등)은 입력학습만으로는 얻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평생을 영어와 함께 한 영어 교육자보다 5년을 외국에서 생활한 유학생이 더 자연스럽고 유창하게 영어 표현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학교 교육에서도 살아남은 살아있는 영어
고등학교 학생들은 개인의 노력에 따라 수 천개의 영어단어에서 만 개가 넘는 영어단어를 알고 있는 학생도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 잠자는 영어단어이죠.
이렇게 잠자는 영어단어로 두뇌에 담긴 것과 달리, 살아있는 영어단어로 존재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어떻게 그렇게 된 것일까요?
1) 잠자는 영어단어가 되는 기본 이유는 그 단어로의 노출이 적기 때문이다.
반대로, 노출이 많았던 단어, want, get, have, make 등의 동사, nice, good, great 등의 형용사는 학습자들이 한 두번, 말해보고 쓸 수 있는 단어들입니다. 워낙에 많이 사용되고 많이 노출되다 보니 어렵지 않게 살아있는 단어로 익혀진 것입니다.
2) 직관적으로 의미 파악이 가능한 단어는 쉽게 살아있는 영어단어가 된다.
- 책상 = desk / 의자 = chair
desk, chair 에 이해 못할 의미가 담겨있나요? 이들 단어들은 한 번 익히면 어렵지 않게 기억되는 단어들입니다. 한국어와 영어의 차이로 인해 머리를 긁적일 필요가 없는 단어들이죠.
이런 단어들은 길지도 않고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대상의 단어들이라 쉽게 익혀지고 쉽게 살아있는 단어가 됩니다.
실용 영어 학습자가 알아야 할 점
영어가 생각만큼 향상되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수박 겉핥기식 학습을 장기간 하는 것입니다.
단어든 표현이든 학습하는 것을 잠자는 영어로 만들게 되고, 시간 투자는 한 것 같은데 영어를 사용하려면 생각나지 않는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런 학습은 고등학교 영어"공부"의 연장선이 됩니다.
영어가 쉽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영어 표현 중 직관적이고 어렵지 않게 익힐 수 있는 단어나 표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단어와 표현들 못지 않게 직관적으로 익히기 힘든 것들도 꽤 많습니다. 학습자로서 100% 익혀야 할 필요는 없지만 학습자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 많이 익혀야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실용 영어를 배우는 것은 시험 목적이 아닙니다(일부가 될 순 있지만). 대충 이해할 정도로 익히는 것이 아니라, 명확히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익혀야 합니다. 그래야 사용 기회를 가질 수 있고 비로소 스스로의 실력이 향상되었다고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여전히 잠자는 영어는 존재하겠지만 그런 과정 속에 점점 많은 단어와 표현이 깨어있는 영어로 축적되는 것입니다.
깨어있는 영어를 증가시키는 방법
"Input learning(인풋학습)을 많이 하면 영어는 저절로 나온다." 가 아예 틀린 말은 아니지만, 더 빠른 향상 결과를 기대한다면 아웃풋 학습을 함께 해야 합니다.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혼자 TV 나 책을 보며 영어 실력을 길렀을까요? 스스로 공부도 했겠지만 셀 수 없는 영어 사용 경험이 제대로 된 영어 실력을 기르게 도운 것입니다.
깨어있는 영어를 증가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영어의 사용"입니다.
원어민과의 대화가 가장 훌륭하며, 여의치 않다면 학습자들간의 대화, 그리고 매번 그렇게 하기 힘들다면 잉글리쉬펌프와 같은 학습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됩니다.
그럼에도 많은 학습자들은 영어 사용이 쉽지 않기에 그 자체를 꺼리곤 합니다.
Been there, done that.
하지만, 생각해 보세요.
같은 기간 한국내 학습보다 어학연수가 효과적인 것은 현지에서는 좋든, 싫든 영어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유학생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고, 영어를 가르치는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어를 가르쳐도 영어를 스스로 사용하려는 노력이 없다면 그의 영어지식은 잠자는 영어 영역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학습자들은 말할 것도 없겠지요.
맺음말
좋은 영어인터뷰 팁이 있습니다. 영어 인터뷰를 앞두고 있다면, 당일 1시간 전쯤 스스로 작성했거나 다른 사람이 작성한 자기 소개글을 여러번 읽어 보세요. 잠자는 영어들이 잠시라도 깨어있는 영어로 옷을 갈아입고, 보다 나은 인터뷰 성과를 위해 도울 것입니다.
학습자들은 익히고 외우는 게 바빠 영어 사용의 엄두도 못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실력이 어느 정도 되면 사용해야겠다' 라고 미루곤 합니다. 하지만 정말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다면 1) 학습 시간을 좀 더 늘리고, 2) 영어 사용이 쉽지 않아도 자꾸 도전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조기 유학을 간 아이들이 영어를 제대로 배우는 이유 중 하나는 수 없이 많은 어려운 상황(원어민 아이들의 눈초리 속에)에 스스로를 도전시키기 때문입니다. 이 점을 기억하면서 학습하시기 바랍니다.
Effort First, Then Metho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