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킹의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는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다시 이야기하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고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본 포스트를 통해 그 어려움을 이해하고 어떤 방향으로 학습을 조정할지 재점검 하시기 바랍니다.
성인에게 스피킹이 어려운 이유 1.
"생각을 유창한 한국어로 떠올림"
영어를 배우지 않은 사람이 외국인 앞에서 말을 못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두뇌에 담겨진 것이 없으니 나오는 것이 없죠.
문제는 영어를 배워 왔음에도 외국인 앞에서 말을 꺼내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여기서 '말'이라 함은 한, 두마디 인사가 아니라 인사 후 나누는 대화를 의미합니다.
한국 성인에게 스피킹이 어려운 첫 번째 이유는, 자신의 생각을 한국어처럼 편안하게 떠올리는 것입니다.
'성인이니 할 수 있는 생각을 떠올리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요?'
성인이 평상시처럼 구체적이고 성인스러운(!) 생각을 하는 것은 입을 떼지도 못하게 하는 주된 원인이 되곤 합니다.
한국어를 할 때처럼 생각을 복잡하게 떠올리면 그 생각은 영어식 사고와 완전 다른 구조를 갖습니다. 한국어 구조에 따른 복잡한 생각을 영어로 바로 옮기는 것은 학습자에게 어렵습니다.
그것은 동시통역사들이 하는 일과 같습니다. 영어를 높은 수준으로 구사하면서 동시에 두 언어간 변환 훈련을 상당 시간 경험해야 가능한 부분입니다.
성인에게 스피킹이 어려운 이유 2.
"문장의 시작점을 찾지 못함"
두 번째는 이유 1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는데 영어 문장의 시작점을 못 찾는 것입니다.
많은 학습자들이 그 시작점을 "I(나)"로 하는데 떠올린 생각이 '나' 로 시작하지 않거나, '나'로 시작해도 연결되는 생각이 복잡하면 문장을 이어가기 어렵게 됩니다.
주어 측면에서는 한국어나 영어나 비슷한 형태를 갖고 있습니다.
- I, You, He, She 등 대명사 주어로 시작하는 문장
(한국어에서도 '나', '그', '그녀' 등의 주어로 시작) - 동명사(Reading a book is . . .)를 주어로 시작하는 문장
(한국어에서도 '책을 읽는 것은 . . .' 과 같이 주어로 시작) - (동명사만큼 흔히 사용되진 않지만) To 부정사(To love someone is . . )를 주어로 시작하는 문장
(한국어에서도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 .' 과 같이 주어로 시작) - 명사절(What you should do is . . .)을 주어로 시작하는 문장
(한국어에서도 '네가 해야 하는 것은 . . .' 과 같이 주어로 시작)
그렇다고 모두 같지는 않습니다. 아래 형태는 한국어에서 흔히 사용되지 않습니다.
- It 을 가주어로 사용하는 경우.
(It wasn't easy to solve the problem.) - What / How 를 이용한 감탄문
(What a beautiful building that is!) - The 비교급 ~, the 비교급 ~ 의 형태
(The more articles you read on KoreanEnglish, the more you will understand the ins and outs of learning English.)
결국 어떤 형태를 문장의 시작점으로 선택할지 빠른 판단이 필요하며 그것은 많은 반복학습과 실전훈련을 통해 향상됩니다.
성인에게 스피킹이 어려운 이유 3.
"문법을 명확히 알지 못함"
문법은 이해 문법과 사용 문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해 문법은 문장을 보거나 시험을 볼 때 지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문법이며, 사용 문법은 이해 문법을 적용하는 속도와 문법에 기반한 '감'이 합쳐진 것입니다.
문법을 몰라도 적정 수준까지 표현을 익히고 스피킹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 한계에 부딪치게 됩니다. 문법을 습득하는 것은 영어가 가진 여러 패턴과 한국어와의 차이점을 배우는 것이어서 외운 문장만으로는 폭넓은 응용이 어렵습니다.
성인에게 스피킹이 어려운 이유 4.
"아는 단어, 다른 단어"
학생들에게 아는 단어라 함은 보고 이해하는 단어이고 시험 문제를 풀 수 있는 단어입니다.
실용영어를 위한 단어는 눈으로 익숙한 단어에 더 많은 성분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발음, 강세, 사용법, 어감 등.
자동차에 비유하면 시험용 단어는 접합부가 없는 타이어와 같습니다. 실용적 사용을 위해 1차적 의미에 다른 부분이 접목되어야 하는데 학습자들은 이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의미를 알아도 발음은 다시 익혀야 하고 단순한 의미에 뉘앙스까지 익혀야 합니다. 이것이 스피킹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입니다.
성인에게 스피킹이 어려운 이유 5.
"기억된 리듬의 부재"
영어의 네 학습 분야(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중 원어민들이 가장 많이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국내 학습자보다 유학생들이 훨씬 더 많이 하는 것은요?
바로 리스닝입니다. 그냥 리스닝이 아니라 '몰입 리스닝' 이죠.
한국 학습자들은 리스닝에 많은 시간을 들이지 못합니다. 바쁜 일상에서 제한된 시간을 다른 분야에 할애하기도 급급합니다.
하지만 장기간 학습을 고려하면 리스닝은 가장 많은 시간이 투자되어야 하는 영어학습의 기본입니다.
리스닝은 다양한 문맥에서 표현들의 의미와 리듬(억양)에 익숙해지게 합니다. 리듬은 무의식에 가깝게 두뇌와 입에 스며듭니다.
이것은 오래 걸리고 어려운 부분이지만 장기적인 성공을 생각하면 놓쳐서는 안 되는 부분입니다.
그렇게 기억된 리듬의 패턴이 많을수록 자신의 영어는 원어민에게 더 자연스럽게 들리게 되며 선순환 과정으로 리스닝 실력도 더 향상됩니다.
맺음말
수 천개 레고 블럭으로 만들어진 우주선을 계속 공부한다고 그 우주선의 구조가 익혀질까요? 불가능은 아니지만 더 어려운 길입니다.
우주선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첫 단계는 레고 블럭으로 기본적인 것들을 만들어 보는 것입니다. 쉬운 것에서 시작해 어려운 단계로 넘어가다 보면 결국 우주선을 만들 기본 개념과 기술을 갖추게 됩니다.
영어학습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쉬운 것에서 시작해 기초를 탄탄히 하고 지속적인 도전을 통해 경험을 쌓는 것, 이것이 한국 성인에게 어려운 스피킹 실력을 얻는 길입니다.
본 포스트가 스피킹 학습에 도움되기를 바랍니다.
Effort First, Then Metho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