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어떤 목적으로 영어 문법을 공부하나요? 학교 영어 시험을 보기 위해서? 각종 테스트 점수를 얻기 위해서? 아니면 영어 회화를 위해서 문법을 공부하시나요?
영어 학습자가 갖고 있는 목표, 목적에 따라서 문법 공부도 방법이나 투자 시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문법 공부의 필요성
영어를 배우는 학습자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일정 시점에서 문법 지식을 꼭 익혀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장기간의 영어 학습 과정을 본다면 문법을 먼저 익히느냐, 회화 문장을 먼저 익히느냐와 같은 논쟁은 큰 의미를 갖지 않을 것입니다.
싫든 좋든 문법은 한국어와 영어의 차이점을 설명하고 영어가 갖는 핵심 개념을 이해하게 도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주게 됩니다.
- 참고글 : 영어회화 학습에 문법이 포함되어야 할까요 »
문법 공부시 염두해야 할 점
그렇다면 이런 문법 공부를 하기 전, 염두해야 할 점이 무엇일까요?
1. 문법을 공부하는 목적
문법을 공부하는 목적을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은 중요합니다.
보다 효과적이고 시간 효율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영어 회화를 위해 문법을 공부한다면 현재 영어 회화 수준에 따라서 슬쩍 읽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자세히 이해를 하기도 쉽지 않지만 이해를 하더라도 회화에서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기초 학습자에게 a 와 the 의 구분, 가정법 등은 훑어보고 넘어가는 식으로 공부할 수 있습니다.
a와 the 의 구분은 영어에서 상당히 중요하지만, 기초 학습자가 이것을 완전히 이해하고 사용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상급 학습자라 하더라도 100% 정확히 사용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 a 는 "일반적으로 셀 수 있는 하나의 물건 앞에 붙인다" 정도로 익히고,
- the 는 "대화상에서 이미 언급된 것에 붙인다" 정도로 익히는 것이 좋습니다.
거기에 예문을 하나 머리속에 넣어 두면 더 도움 될 것입니다.
I bought a book yesterday. I am reading the book now.
그렇게 익힌 기본 개념 아래, 이후 회화 학습을 지속하면서 이해 안되는 a, the 에 대해서는 책을 찾아보거나 원어민 강사에게 물어보는 형태의 학습이 좋을 것입니다.
만약 각종 시험용 문법 공부라면 그 보다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공부해야 할 것입니다. 영어 회화나 작문에서 스스로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이더라도 말이죠.
2. 문법 용어보다는 문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법 책을 공부하다 보면 상당히 많은 문법 용어를 접하게 됩니다.
'품사', '접속사', '관계 대명사', '사역 동사', '수여 동사', '지각 동사',,,
이들 문법 용어는 한자로 풀이해 해석할 경우, 쉽게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의해야 할 부분은 이들 용어를 중심으로 문법을 익혀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룹화를 시켜 이해를 돕는 것이지만, 그 자체가 학습자가 꼭 익혀야 하는 사항은 아닌 것입니다.
'사역동사'에는 make, let, have 가 있다, '지각동사'에는 feel, hear, taste, sound 가 있다와 같이 외울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은 문법을 위한 문법을 공부하게 만듭니다.
그보다는 각 동사의 의미, 느낌, 사용법을 익히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 I can hear you. (너의 말을 들을 수 있어)
- I've heard you say it all the time. (나는 네가 그것을 말하는 걸 항상 들어왔어)
- I didn't hear you saying that. (나는 네가 그렇게 말하는 걸 듣지 못했어)
- I heard that there was an awful car accident on the road. (그 길에서 끔찍한 차 사고가 있었다고 들었어.)
- I haven't heard from him for a while. (난 한 동안 그로부터 (소식을) 듣지 못했어)
이와 같은 문장을 익히고 사용하는데, hear 가 '지각동사'에 포함된다는 사실이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3. 영어는 한국어와 많이 다르다
영어가 한국어와 다르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어떻게 영어를 학습하는데 영향을 지대하게 미치는 지는 (오랜 기간 학습을 하지 않으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 차이점의 핵심은 심지어 어린 아이조차도 알고 있는 다음 두 문장에서부터 비롯됩니다.
나는 너를 사랑해. vs I love you.
다음과 같이 이해해 볼 수 있습니다.
한국어는 "관계 중심 문화여서 문장 속에서 관계를 먼저 설정한 후, 관계에서 벌어지는 일을 설명한다."
- 나는 너를 : 행위를 하는 자와 받는 자의 관계 설정
- 사랑해 : 행위
영어는 "개인 중심 문화여서 문장 속에서 주체가 한 일을 먼저 설정한 후, 그 일에 관계되는 사람(혹은 사물)을 제시한다."
- I love : 주체가 한 일
- you : 주체가 한 일에 관계되는 사람
물론 관계 설정이 필요하지 않은 문장은 영어나 한국어나 같습니다. 문장 안에 주체 외에는 관계되는 사람이나 사물이 없기 때문입니다.
나는 자. vs I sleep.
행위를 하는 자와 받는 자의 관계 설정 순서가 다르다는 것이 영어와 한국어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이며, 복잡하다고 생각되는 영어 문법이 여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4. 한번에 끝나지 않는다
문법 공부는 한번에 끝나지 않습니다.
각 부분의 개념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이해한 부분을 영어회화, 글쓰기, 리스닝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다른 부분들과 함께 지속적인 학습이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문법 공부를 1년 내내 계속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짧게는 수 주에서 길게는 1~2 개월이면 두껍지 않은 문법 책을 한번 훑어볼 수 있는데, 그 이후부터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다른 부분에 시간을 더 할애하면 됩니다.
영어회화를 배우고 있다면, 이렇게 문법 학습을 한 후, 리스닝, 스피킹 등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중간 중간 의문점이 생길 때, 혹은 1년에 1~2회 정도 문법책을 훑어보는 정도로 반복하는 것이 좋습니다.
5. 문법 공부의 종착역은 한글 해석이 아닌 영어 사용
성인의 영어 학습에 있어서 안 해도 되는 부분은 영어 문장을 한글로 해석해 글로 쓰는 것입니다.
영어문장 -> 머리속에서 이해(o) -> 한글문장으로 해석(x)
이런 작업은 번역가들의 주업무인데, 한글로 글을 쓰기 위해서는 머리속에서 이해한 부분을 다시 한글로 변환하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이것은 학습자 입장에서 불필요할 뿐 아니라, 쉬운 작업이 아닙니다. (번역가들의 능력은 그런 면에서 대단한 것 같습니다.)
대신, 영어 학습자는 영어를 영어로 이해하려는 지속적인 훈련이 필요합니다.
영어 문장을 봤을 때 머리속에서 이해를 하고, 또 머리속에서 드는 생각을 영어로 표현하는 것. 이것이 한글의 간섭을 받지 않고 영어를 학습하고 사용하게 되는 과정이며, 문법 공부의 종착역이 됩니다.
맺음말
외국인이 김치 만드는 법을 배우려고 합니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이라면 김치를 만드는 한국인 가정에 방문해 직접 보고 해보며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한국이 아닌 외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이라면 어떨까요?
아마 영어로 쓰여진 한국 요리 서적을 보고 김치 만드는 법을 배울 것입니다.
문법은 이 요리 서적과 같습니다. 환경에 따라서 문법 지식을 몸으로 배울 수 있는 상황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환경(한국)도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요리 서적을 적절히 잘 활용하는 것이 우리가 원하는 것을 빠른 시간 안에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Effort First, Then Methods.
Comments
즉 영어를 한국어구조와 어순으로 재번역 할필요가 없다는 말씀이지요? 왜 이런질문을 드리나면 지금 직독직해연습을 하면서 영어 어순대로 한글로 직독직해해석을 쓰는 연습을 하고있어서 그렇습니다. (한국어로 번역이 아닌)직독직해 한글 해석쓰기는 자기가 두루뭉술하게 단어조합으로 문장을 해석했는지 아님 문법구조에 맞게 문장을 알고있는지 명확하게 알수있어서 좋은 공부법 같더라구요.
한글번역이 아닌 머리속으로 해석하는 직독직해 해석을 문장밑에 쓰는것도 비추신지 여쭙습니다.
좋은 성과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