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닝이 안되는 이유"에 관한 포스트는 코리안잉글리쉬 방문자들이 가장 많이 읽는 포스트 중 하나입니다. 그만큼 "영어 리스닝"은 많은 학습자들이 어려워하고 관심을 갖는 것이죠.
이번 포스트에서는 영어 리스닝이 어렵게 느껴지게 만드는 또 다른 이유들을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본 포스트를 통해 좀 더 유연한 리스닝 자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며, 리스닝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 참고글 : 영어가 안 들리는 이유 (리스닝이 안되는 이유)
» 참고글 : 학습 자료별 영어가 안들리는 (리스닝이 안되는) 이유
위 참고글을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면 먼저 읽고 본 포스트를 접하는 것이 더 도움될 것입니다.
* 리스닝이 안되는 이유는 생각보다 많다
혹시 주변에 말이 너무 빠르거나, 단어 선별을 잘 못하거나, 발음이 명확하지 않아 이해하기 힘든 친구나 지인이 있나요?
만약 여러분이 서울에서 평생을 살았는데, 경치 좋은 시골로 내려가 연세 지긋한 할머니의 사투리를 들으면 어떨까요?
또, 이제 막 말이 늘기 시작한 3~4살 아이들의 대화를 들으면 어떨까요?
우리 모국어인 한국어에 관련된 이야기임에도 리스닝이 힘든 경우는 일상에서 생각보다 많이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큰 무리 없이 우리가 살 수 있는 것은 대부분의 상황이 문맥을 통해 이해할 수 있고, 그래도 모를 경우 다시 물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이 의미하는 것은 한 언어의 원어민이더라도 일상 대화시 잦은 실수와 오류를 범한다는 것입니다.
원어민이라고 해서 그 언어의 마스터는 아니라는 것이죠.
원어민끼리의 대화에서도 순간 순간 리스닝이 안되는 이유는 이렇게 다양할 수 있는 것입니다.
* 오히려 잘 들리는 것 같은 뉴스
이제 영어에 관련해 이야기 하겠습니다.
위에 링크된 글을 보셨다면, 학습자 단계별로 영어가 안 들리는 주된 이유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초 단계에서 영어의 소리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서 단어, 표현을 익혀가다 보면, 오히려 뉴스가 다른 리스닝 자료보다 더 쉽게 들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뉴스 앵커의 명확한 발음 때문입니다.
문제는 학습자가 일상에서 혹은 학습 시에 더 많이 접하게 되는 영어는 뉴스 앵커의 명확한 영어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미국 드라마만 생각해 보더라도 뉴스 앵커의 발음과는 상당히 차이가 나게 들립니다.
또 외국인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하다 보면, 그들 역시 뉴스 앵커처럼 매번 완벽한 문장을 구사하지 않고 발음 역시 똑 떨어지게 하지 않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뉴스처럼) 정제되지 않은 일상 영어는 리스닝 실력을 쌓아가고 있는 학습자에게 더 큰 어려움을 주게 됩니다.
** 리스닝을 어렵게 만드는 또 다른 이유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점들이 영어 리스닝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일까요?
이들은 뉴스 영어나 영어 학습 교재로 녹음된 음성 파일이 아닌 일반적인 원어민의 대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1. 갑작스런 문장 전환
이 같은 상황은 우리의 일상 대화에서도 종종 경험하는 것입니다.
문장을 말하는 도중 어떻게 마무리 해야 할지 모르거나, 다른 생각이 떠올라 문장을 마무리 하지 않고 새로운 문장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갑작스런 문장 전환은 100% 내용과 문장 구조를 쫓아가지 못하는 학습자에게는 또 다른 혼동을 주게 됩니다.
예) If you've tried it hard enough, , , , , Maybe, it doesn't matter whether you tried it hard or not. . . . .
(당신이 그것을 충분히 열심히 시도해 왔다면, (뒷 부분을 마무리 하지 않음) . . . 아마도 당신이 열심해 시도했던, 그렇지 않았던 지는 문제가 아닐 거에요.)
If (만약 ~라면)문장이 나오면 다음에 그 결과가 나오는 것이 일반적인 문장 형태입니다.
If you've tried it hard enough, I think you deserve more than this.
(당신이 그것을 충분히 열심히 시도해 왔다면, 내 생각에 당신은 이 이상(이상의 보상)을 받아야 해요.)
이와 같이 말이죠. 그런데, 위 실제 대화에서는 if 문장의 결과 부분을 마무리 하지 않고, 바로 새로운 문장을 시작했습니다.
2. 문법상 맞지 않음
상급 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영문법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문법이 영어회화 실력 향상에 방해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 언어를 발전시켜가고 변형시켜가는 원어민의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그 언어의 규칙인 문법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의사전달을 함과 동시에 자신의 의견을 보다 강하게 피력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그렇다 보니, 우리가 알고 있던 문법 사항이 파괴되는 경우도 종종 있게 되며, 이것은 귀와 두뇌가 바쁜 학습자에게 순간적인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예 1) 부정 + 부정 = 긍정이 아닌 부정으로 사용됨.
I don't have no money. => I don't have any money.
(나는 돈을 갖고 있지 않아요.)
예 2) 단수, 복수 사용시
There is a lot of people. => There are a lot of people.
(많은 사람들이 있어요.)
예 3) 셀 수 있는 명사, 셀 수 없는 명사 사용시
There are less people in there. => There are fewer people in there.
(그 곳에는 더 적은 (수의) 사람들이 있어요.))
3. 주어 생략
우리 모두 책으로 영어 공부를 시작했기 때문에 영어 문장에서는 주어가 꼭 나와야 한다고 배웠고, 리스닝 시에도 주어가 먼저 나올 거라고 예상하고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그런데, 실제 원어민의 대화에서는 주어가 생략된 문장을 종종 들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보통 문맥상에서 주어를 알고 있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원어민들은 아예 말을 하지 않거나, 했음에도 우리 귀에 잘 들리지 않는 경우입니다.
예 1) Thought you're good at it. => I thought you're good at it.
((난) 당신이 그것을 잘한다고 생각했어요)
예 2)
A : How are things going?
(상황들이 어떻게 가고 있어요? => 잘 지내요?(인사말))
B : Couldn't be better. (Things(They) couldn't be better.)
((상황들이) 더 좋을 수가 없어요 => 아주 잘 지내요.)
예 3)
A : Mind if I join you? (Do you mind if I join you?)
(내가 당신(당신들)에게 조인하면 언짢을까요? => 조인해도 되요?)
B : Not at all.
(전혀요 (전혀 언짢지 않아요) => (물론) 조인해도 되요.)
4. 기능어 생략
기능어는 말 그대로 영어 문장 속에서 기능을 하는 단어들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관사(정관사), 접속사(and, but), 전치사(of, in, on), 대명사(they, he, she), 조동사(may, could) 등입니다.
문맥에 따라서 이들도 강세를 받을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기능어들은 약하게 발음이 되는 편입니다. 약하게 발음이 되기 때문에 다른 단어들의 발음과 합쳐져 연음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간혹 원어민들은 이들을 아예 발음하지 않거나, 학습자 입장에서 아예 들리지 않게 발음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와 같이 기능어의 약화된 발음(혹은 생략)은 리스닝을 어렵게 만드는 또 다른 이유가 됩니다.
5. 문장 속의 문장
제가 종종 청취하는 Michael Hyatt 의 "This is your life." 라는 팟캐스트에서 나온 문구입니다.
He talked about the glass is half empty kind of mentality.
사실, 이 말은 글로 옮겨 놓았을 때 해석이 더 헷갈리게 됩니다. 글 속에서는 리듬과 강약이 없기 때문이죠.
리듬을 조금 넣어서 글자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이 될 것입니다.
He talked about / the glass is half empty / kind of mentality.
조금 더 쉽게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He talked about / "The glass is half empty." / kind of mentality.
해석은 "그는 이야기 했어요, '컵이 반이 비워져 있네.' 와 같은 사고방식에 대해" 가 됩니다.
낙관적인 사람들은 컵이 반이나 채워져 있다고 말하는 반면, 비관적인 사람들은 컵이 반이나 비었다고 말합니다. 그에 대한 대화 속에 나온 문장이고요.
이렇게 대화상의 문장에서 예상하지 못하게 나오는 또 다른 문장이나 문구가 리스닝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6. 횡설수설
특정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자신의 생각이 정리되지 않거나 관련 표현을 떠올리지 못할 때 원어민도 횡설수설하게 됩니다.
그런 경우 명확히 의사전달을 못하게 되며, 대신 대화 중간에 불필요한 단어(filler words)를 과도하게 사용하곤 합니다.
filler words 는 대부분의 원어민(혹은 비원어민)이 사용하는 것인데 과도한 사용은 좋은 습관이 아니며, 원어민 역시 자신의 의사전달을 명확하게 하지 못할 때 이들을 많이 쓰게 됩니다.
filler words 의 예로는 um, you know, like . . 등이 있습니다.
예)
So, you want me to talk about what I think about the mentality "The glass is half empty"?
Well, you know, people think . . um . .just people think differently and . . you know . . I'm kind of, um, in between the two mentalities and um . . .it's like how I perceive what I have and what I don't have, and it's like . . .
(그래서, 당신은 내가 "컵이 반이 비워있네"의 사고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야기 하기를 원해요?
글쎄요, 알겠지만, 사람들은 생각합니다 . . 음 . .단지 사람들은 다르게 생각하죠. 그리고 . .알겠지만 . . 나는 일종의 . .음 . . 그 두 사고방식의 사이에 있어요 . .음 . . 그건 내가 갖고 있는 것과 갖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느냐와 같아요, 그리고 그것은 ~와 같아요 . .)
답변하기 곤란한 질문을 받을 때 횡설수설하는 것은 비단 영어 학습자 뿐 아니라 원어민들도 그렇습니다.
이와 같은 대화 패턴이 매 순간 발견되는 것은 아니지만, 학습자 입장에서는 리스닝을 어렵게 만드는 또 다른 이유가 됩니다.
* 효과적인 리스닝 학습의 방향
지금까지 실전 리스닝이 더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들을 알아봤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여러분은 위 설명들을 통해 리스닝시 조금 더 유연한 자세를 가질 수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예상치 못한 상황을 바로 극복해 완벽하게 리스닝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쉽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같은 상황들을 접했을 때, 당황하지 않고 그 상황(문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영어 리스닝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전반적인 리스닝 실력은 다음과 같이 열거해 볼 수 있습니다.
- 영어의 소리와 리듬에 익숙해짐
- 개별 단어의 발음에 익숙해짐
- 영어의 문장 구조에 익숙해짐
- 빠른 독해 능력
- 집중력
그리고 오늘 배운 하나를 더 추가할 수 있겠네요.
6. (문법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자세
맺음말
영어 학습의 다른 분야가 그렇듯, 리스닝도 다양한 관점에서 이야기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코리안 잉글리쉬에서도 리스닝에 대한 여러 글을 찾을 수 있고요.
학습자인 여러분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리스닝 학습에 대한 이론을 아는 것이 아닌, 이론의 이해를 바탕으로 실전 학습과 훈련을 효과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효과적인 리스닝 학습을 가장 간단히 표현한다면
관심 주제를 집중해서 듣는 것
입니다.
한 마디 더 추가한다면,
관심 주제를 집중해서 수시로 듣는 것
리스닝에 있어서 만큼은 여러분은 미식가(gourmet)가 아니라 대식가(gourmand)가 되어야 합니다.
Effort First, Then Metho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