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영어학원에서 20대 중반의 여성을 만났습니다. 언뜻 듣기에도 말하는 어투나, 발음, 유창함이 미국에서 수년을 살다 온 듯 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갔고, 그런 와중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미국 뉴욕으로 갔고, 2년의 학업 후 취업을 했습니다. 그녀의 전공이 디자인이다 보니(디자인 쪽도 분야가 많은데 어떤 분야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취업한 기업에서도 디자인 업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그 기업에서 2년 정도 일한 후 한국에 잠시 들어왔는데, 미국에서 대학원을 가려고 준비한다고 했습니다.
그 이전에 외국 경험이 있는지, 어떻게 영어를 공부했는지 자세히 이야기 하지는 못했지만, 4년의 미국 생활에 비하면 그녀의 영어 실력은 훌륭했습니다.
참, 그녀의 현재 남자친구는 미국인인데, 그 부분도 그녀의 영어 실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녀의 영어 실력에 관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대화를 하던 중, 그녀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합니다.
한국의 디자이너들이 영어를 잘해 미국에서 일하게 되면,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서슴지 않고, 어느 정도 금액을 말하는 것이냐고 물었고, 그녀는
"짧은 경력으로 많은 기업의 평균 연봉을 말할 수는 없지만, 보통 초봉이 5천만원은 될 거에요." 라고 했습니다.
5천만원 . .
저는 오래 전 IT 분야에 종사해 웹디자이너들에 대해 조금 아는 편이고, 가장 측근인 아내는 10 수년의 디자인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 보다는 한국 디자인 업계의 힘든 노고와 따르지 못하는 보상을 잘 알고 있는 편입니다.
한국 디자인 업계에서 초봉을 그 정도로 생각할 수 있는 기업은 정말 손꼽을 것입니다. 오히려, 타 산업과 비교해 초봉이 훨씬 더 적은 게 사실입니다. 경험과 기술이 아직 닦여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러면서 그녀는 5천만원 연봉이어도 뉴욕이라는 대도시에서 생활하기는 빠듯하다고 말합니다.
5천만원 초봉으로 어떤 삶을 사느냐는 또 다른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영어하는 디자이너 . . .
200%+ 연봉을 받는 영어하는 디자이너.
한국의 디자이너들이 그녀의 말처럼 영어를 통해 외국에서 경험을 쌓고 한국인의 위상을 떨칠 수 있을까요?
가능하지만, 분명,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디자이너로서 본연의 가치는 실력이기에 디자이너는 그것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에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합니다. 그런 와중에 외국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정도의 영어를 익히는 것은 분명, 도전적인 일입니다.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은 그 도전을 엄두도 내지 못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본 글을 공유하는 이유는 단 몇 명이라도 용기를 내 도전할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뛰어난 인터넷 인프라에 비해 소프트웨어 산업이 정체되어 있는 한국에서 여러분이 디자이너이든, 개발자이든, 아니면 관련업계 종사자든, 부정하지 않는 것은 현재 글로벌 세상의 빠른 흐름일 것입니다.
분명, 힘든 도전보다는 현실에 대한 불평, 불만이 더 쉽습니다. 하지만, 현실의 부족함을 채우고, 현실을 보다 낫게 만드는 것은 다수의 불평, 불만이 아니라 한, 두 사람의 도전입니다.
이 도전에 참여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여러분일 수 있습니다.
Effort First, Then Methods.
Comments
대신 미국 합법적인 신분이 없으면 미국기업은 들어가기가 힘들지요, 왜냐하면 미국기업은 비자 스폰서를 대부분 안해주거든요.
영어 자체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진 않겠죠. 하지만 글을 남겨주신 분께도 앞으로 살면서 여러 가능성과 기회가 찾아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까운 지인이 디자인업계 종사를 오래 해서 이야기를 흘려들을 수 있었는데요, "영어하는 디자이너" 는 좁은 한국 시장이지만 꽤 매력있지 않나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만약 국내가 아니라면 외국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고요, 자신이 원한다면 말이죠~
영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하신다니 부러울 따름입니다. 이 글을 다시 보신다면 요즘에는 어느 정도 영어를 접하고 계신지 들을 수 있을까요?
영어하는 디자이너 뿐 아니라, 영어하는 ooo는 개인의 경쟁력에서 큰 가능성을 갖게 됩니다. 한국인으로 영어를 배우기 쉽지 않지만 바꿔 말하면 그렇기에 더 큰 가능성이 될 수 있는 것이죠.
다만 "영어를 한다"는 것이 영어를 조금 접하는 정도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하루에도 여러 시간, 장기간 투자를 해야 그 어려운 가능성이 다가오게 됩니다.
흔치 않기에 보석이 될 수 있다는 점 기억하셔서 열정적으로 노력하시면 앞으로 그 대가를 보상받는 날이 올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