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회화가 생각만큼 안 되는 이유가 단순히 하나는 아닙니다. 시간 투자 부족이 주된 이유가 되곤 하지만 각 분야별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본 포스트를 통해 여러분의 학습 과정을 되돌아보고 조정해보시기 바랍니다.
Let me tell you a little bit of my story.
대니얼은 13년 전 30대 중반이 넘어 영어학원을 다시 등록했습니다. 20대 미국으로 1년 어학연수를 갔었고 학교를 다닐 때도 (이론 영어지만) 영어를 못하는 편은 아니어서 학원에서도 중급 상위 단계에서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있는 가장이자 직장인으로 그 시기에 영어를 다시 시작한 것은 직장에서 필요하기도 했고 영어를 아예 못하는 것도 그렇다고 잘하는 것도 아닌 실력이 답답해서였습니다.
그 순간 인생에서 몇 번 해보지 않은 강한 결심을 했죠. "5년 동안 영어공부에 매진한다. 그래도 안 되면 내 인생에 영어는 없다!"
저녁 공부 2시간, 출퇴근 1+1시간, 총 하루 4시간을 계획해 년간 365 * 4 * 5년 = 7,300 시간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잘 지켰을까요?
직장인이 매일 4시간을 한결같이 지키긴 어려웠지만 평균 4시간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주말에는 4시간 이상 투자를 한 적도 꽤 있었죠.
1년이 지나니 실력 향상이 눈에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2년이 지나고, 3년, 4년, 5년.
3~4년이 지날 즈음 한국인에게 영어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끼며 코리안잉글리쉬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영어실력 향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의 시간은 그렇게 5년이 지났고 이후에도 8년이 지났습니다.
영어와 씨름한 5년, 그리고 영어와 함께 한 8년. 영어를 다시 잡은 후 13년이 되는 시점에 다시 정리해 봅니다.
왜 영어가 우리가 생각한 것만큼, 광고 메시지만큼 빠르게 향상되지 않는지 말이죠.
1. [리스닝] 리스닝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지 아무도 모른다.
저는 리스닝 훈련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을까요?
하루 4시간 학습할 때는 매일 1~2시간을 보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10년이 넘도록 거의 빼지 않고 한 것이 리스닝이니 2시간씩 매일이면 9,000~10,000 시간 정도가 됩니다. 이 시간은 외국에서 생활할 때 약 3~4년 정도에 투자될 수 있는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얼마나 리스닝에 시간 투자를 하고 계신가요?
리스닝이 안 되는 이유는 이 질문에 대답하는 것만으로 어렵지 않게 설명될 것입니다.
여러분이 영어강사에게 영어를 배우고 있다면 물어보세요. "강사님만큼 영어를 듣고 이해하려면 얼마나 영어리스닝을 해야 할까요?"
답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입니다. 자신이 엄청나게 영어를 들었다는 추정이 있을 뿐 그 시간을 체크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니까요.
2. [리스닝] 내가 듣는 것이 소음인가, 영어인가.
영어 틀어놓고 잠들기, 설거지하며 영어 듣기, 화장실에서 영어 듣기, 친구 기다리며 영어 듣기, 밥먹으며 듣기, 걸으며 듣기, 누워서 듣기, 운동하며 듣기 . . .
집중 공부시간 외 짬나는 시간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어떤 상황이든 효과적인 리스닝의 핵심은 리스닝에 주목할 수 있는지입니다. 아니면 소음을 듣는 것인데 이것은 리스닝 학습에 도움되지 않습니다.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처럼 언어 능력과 감정에 아무런 파동을 일으키지 못하죠.
산만한 분위기로 인해 리스닝에 집중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불필요한 시간투자입니다. 이런 시간이 많아질수록 공부를 한 것 같은데 실력이 늘지 않는 상황을 맞게 됩니다.
3. [리스닝] 빠른 리스닝은 결국 엄청난 시간 투자가 이끈다.
"네가 그렇게 한다면 난 널 ****"
여러분이 위 문장을 한국어로 들었습니다. 트럭이 지나가는 바람에 뒷부분을 듣지 못했습니다. 두뇌에 어떤 느낌이 들까요?
우리는 그 당시 문맥에 따라 몇 가지 표현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네가 그렇게 한다면 난 널 미워할 거야."
"네가 그렇게 한다면 난 널 죽일 거야."
"네가 그렇게 한다면 난 널 때려줄 거야."
"네가 그렇게 한다면 난 널 고발할 거야."
유추는 다양하게 할 수 있지만 그 상황이 부정적이었다면 대부분 부정적인 단어가 유추될 것입니다.
어떻게 우리는 이런 유추 능력이 생겼을까요?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수 많은 언어 사용 경험에 의해 그런 능력을 얻었을 것입니다.
원어민의 이야기를 모두 이해하려면 단어, 표현은 물론이고 수많은 학습 경험을 통해 유추 능력이 생겨야 합니다.
궁극적인 리스닝의 목표는 "들리는 것도 듣고 안 들리는 것도 듣는 것" 이죠.
그것은 엄청난 시간 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4. [스피킹] 배우는 스피킹, 사용하는 스피킹
"이렇게 하니까 정말 쉽죠~? 영어는 이런 거에요. 쉽게 배우면 되는 거죠."
어느 강사의 말이 떠오릅니다. 정말 이 강사는 영어가 쉽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단어나 표현을 하나 배우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이렇게 배운 것들을 특정 상황에서 적절한 타이밍에 사용하는 것이 어렵죠.
단어, 표현, 패턴, 억양, 발음, 조금 긴 문장이면 문법 규칙, 게다가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가 연결되어 비로소 입으로 나오게 됩니다.
그것은 원어민에게는 쉽지만 퍼즐 하나, 하나를 배우는 학습자에게 수 초 내에 완성품을 요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문장을 통으로 외워야 하는 것 아닌가요?"
만약 여러분이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줍니다. 가장 기초인 인사 말고 어떤 표현을 외우라고 추천할 것인가요?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일상이 너무 복잡 다양해 추천 문장을 제시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영어를 오래 배우다 보면 자신이 사용하는 표현이 어디에서 배웠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우리가 한국어를 할 때 단어나 표현을 어디에서 배웠는지 모르듯 말이죠.
배우는 스피킹 영어에 비해 사용하는 스피킹 영어는 원래부터 쉽지 않은 것입니다.
그런데 또 다른 강적이 나타나죠.
5. [스피킹] 영어! 넌 왜 그렇게 사고하니?
언어는 사고를 반영하고 사고는 언어의 영향을 받습니다.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강연자가 수족관 이미지를 보여주며 외국인과 한국인에게 무엇을 보았는지 물어봅니다.
한국인은 이것 저것 본 것들을 이야기 하는 반면, 영어가 모국어인 외국인은 자신이 집중해 본 특정 부분을 이야기 합니다.
"전체적인 주변 상황"을 설명하는 것과 "자신이 집중한 것"을 설명하는 것의 차이.
바로 영어와 한국어의 차이입니다. 영어는 핵심이 되는 부분을 제시하고 주변 상황을 설명하는 반면, 한국어는 주변 상황을 먼저 설명하고 핵심으로 들어갑니다. 영어는 앞 부분을 들으면 대략 의미를 유추할 수 있는 반면, 한국어는 "끝까지 듣지 않으면"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죠.
한국인의 두뇌는 그렇게 +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영어는 - 방향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습관을 바꾸기도 힘든데 습관을 지배하는 사고방식을 바꾼다?
쉽지 않은 과정입니다.
영어식 사고 방식을 계속 훈련하지 않으면 많은 단어를 알아도 어색하게 들리는 영어를 하게 됩니다. 그래도 이해가 되면 다행인데 많은 경우에 있어 상대방이 아예 이해를 못하기도 합니다.
6. [스피킹] 아이는 이기적, 성인은 배려적?
말을 처음 배우는 아기는 이기적입니다. 절대적으로 자신의 본능에 따라 움직이죠. 조금 성장해 말을 어느 정도 할 때도 아이들은 여전히 자기중심적입니다.
이런 아이들은 어떤 말을 배우고 사용하게 될까요? 자신이 관심있는 말을 배우고 자신과 관련된 말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성인이 영어를 배울 때는 다루는 주제가 다른 방향이 됩니다. 스포츠나 직업, 정치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배워야 하는 영어는 매우 기초적인 행동이나 사고에 관련된 것이죠.
왕초보 때는 말을 배우는 재미에 쫓아가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학습교재의 컨텐츠에 흥미를 잃곤 합니다.
자신의 관심사와 거리가 먼 영어학습은 일정 시점까지 어쩔 수 없지만 초급 단계를 지나면서는 지속적으로 자신의 관심사에 학습 주제를 접목시켜야 합니다. 그것이 배운 영어를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방법이고 배운 것을 더 자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방법입니다.
7. [문법] 그 원어민 강사는 왜 문법을 무시했을까?
어느 원어민 강사가 문법을 이용한 영어학습이 잘못되었다고 말합니다.
원어민들의 말하는 습관을 정리한 것이 문법인데 왜 그는 문법학습을 불필요하다고 했을까요?
문법 위주의 학교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는 것을 봤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문법이 아니라 문법만(!) 공부한 학습 패턴이 문제입니다.
문법공부 없이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원어민이 영어를 배울 때처럼 영어를 배워야 합니다.
두뇌에 자리잡고 있는 영어와는 다른 언어가 없어야 하고, 엄청난 양의 리스닝과 말하기의 반복 훈련, 그리고 어딜 가나 영어가 사용되는 환경에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 학습자에게 이런 조건과 환경은 제공되지 않습니다.
학습과정에서 문법을 올바르게 배운다면 기계에 기름칠을 하듯 유연하게 영어를 익혀갈 수 있게 됩니다. 또 대부분 성인 학습자들의 목표가 비즈니스 영어를 잘하는 것이라면 관용표현보다 문법을 더 중요시해야 합니다.
문법공부가 실용영어 습득에 더 효과적이 되려면 이해와 사용 시도를 함께 진행해야 합니다. 관계대명사의 이해를 위해 1시간 필요하다면 이것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수 개월의 노력과 시행착오가 필요합니다.
수 년을 공부했음에도 기본 문법 규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그것을 실전에 적용하지 못하면 영어가 생각만큼 안 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됩니다.
8. [영어학습 습관] 그 정도 간절함에 영어는 다가오지 않는다?
한국에서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은 꽤 많지만 대중교통 이용시 영어 컨텐츠를 보거나 공부를 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것은 대부분 학습자에게 추가 학습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쇼핑을 하거나 TV 프로그램을 보거나 게임을 하며 그 소중한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그 이유는 하나입니다. 영어가 대략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절대적이거나 간절히 필요하지 않은 것이죠.
"아니에요, 간절해요~"
영어학습에서 좋은 성과를 얻는 사람들의 간절함과 일반적인 학습자들의 간절함은 다릅니다.
영어는 웃으며 배울 수 있지만 영어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는 웃음 뒤 뜨거운 열정이 있어야 합니다. 초반에만 불타다가 이내 식어 버리는 그런 열정은 영어가 생각만큼 안 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9. [영어학습 습관] 레드카펫이 아닌 먼지 나는 비포장도로
영어책을 사며 그 책으로 공부하면 영어가 많이 늘 것으로 생각합니다. 인강을 끊으며 1년 후에는 영어를 잘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합니다. 또, 어학연수만 가면 자동으로 영어를 잘하게 될 거라 기대합니다.
얼마 후 이런 기대는 여지없이 빗겨갑니다. 왜일까요?
영어학습을 단순히 지식 습득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액션을 취하기 때문입니다. 영어학습에서 지식 습득도 중요하지만 못지 않게 중요한 부분은 훈련과 실전, 그리고 다각적 경험입니다.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1차원이고 실용 영어 실력을 쌓게 하는 것은 3차원입니다.
멋진 연예인이 돋보이는 옷을 입고 레드카펫에 오릅니다. 그의 명성에 걸맞는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집니다.
이 연예인의 명성을 쌓은 것은 무엇일까요? 1년에 한, 두번 오르는 레드카펫인가요, 아님 영화 속 진흙탕에서 몸 싸움을 하던 모습인가요?
영어를 잘하는 길은 지식습득 + 비포장도로의 경험과 실수입니다. 이것이 가까운 미래에 자신을 영어학습 레드카펫에 오르게 하는 길입니다.
맺음말
달콤하게만 들리지는 않는 긴 글을 어떻게 보셨나요?
우리 삶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삶이 우리에게 많은 문제를 던져주기 때문이죠.
그럼 삶이 아름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에게 던져진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기회가 있고 우리에게 그런 잠재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전거를 탈 줄 아는 사람이 삶에서 더 성공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그럼 수영을 하는 사람이 삶에서 더 성공한다는 말은요?
글로벌 데이터로 볼 때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삶에서 더 성공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영어가 자전거 타기나 수영처럼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얻기 힘들지만 얻었을 경우 큰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영어입니다.
자신이 현재 어떤 상황에 있든 노력을 하면 얻을 수 있는 것이 영어이며, 노력이 없다면 어떤 것을 제공해도 얻을 수 없는 것이 영어입니다.
그런 가치의 영어를 여러분께서 꼭 성취하시기 바랍니다.
» 참고글
* 2017년 영어학습에 성공해야 하는 이유 + 성공할 수 있는 이유
Effort First, Then Metho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