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공부를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해 봤을 것입니다. 문장 속 영어 단어는 다 아는 것 같은데 영어 문장 해석이 안 되는 것이죠. 이런 현상은 영어 공부를 시작한 기초 단계 학습자 뿐 아니라, 상급 단계 학습자들도 종종 겪게 되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이번 글의 제목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보겠습니다.
• "영어 단어를 안다."
• "영어 문장 해석이 안 된다."
일반적으로 학습자들이 생각하는 "영어 단어를 안다"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학습자들이 생각하는 "영어 단어를 안다"
1. 해당 단어와 연결되는 한국어 단어를 최소한 한 개 이상 알고 있다.
예) have => 갖고 있다 / get => 얻다 / take => 가져 가다
2. 그 단어의 품사를 알고 있다.
예) have : 동사, life : 명사, happy : 형용사
3. 품사에 따른 그 단어의 사용 방법을 알고 있다.
I have money.(주어+동사+목적어)
I am happy.(주어+동사+보어)
This is my life.(주어+동사+보어)
그러면 학습자들이 "영어 문장 해석이 안 된다."라고 할 때 그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영어 문장 해석이 안 된다"의 의미
1. 문장의 일부 혹은 전체 의미를 이해할 수 없다.
2. 의미 파악을 위해 한국어 문장으로 완벽히 만들 수 없다.
3. 자신이 생각한 단어의 쓰임이 맞지 않다.
4. 문맥상에서 해당 문장이 예상하지 못한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아는 영어 단어의 진실
자, 이제 학습자들이 생각하기에 "영어 단어를 안다" 라고 한 부분을 좀 더 자세히 살펴 보겠습니다.
1. 해당 단어와 연결되는 한국어 단어를 최소한 한 개 이상 알고 있다.
일반적으로 갖게 되는 학습자들의 생각은 영어 단어가 한국어 단어와 정확하게 매칭 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왜 이런 생각을 갖게 되었을까요?
그것은 우리가 영어를 한국어로 쓰여진 책을 통해 배워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무조건 잘못된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영어가 모국어인 환경에서는 영어를 영어로 배우는 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외국어로 영어를 배울 때는, 특히 일주일에 몇 시간 정도 밖에 배우지 않을 때는 모국어로 쓰여진 책을 통해 좀 더 쉽게 접근 할 수 있습니다.
영어를 영어로 배운다고 할 때, have 는 어떻게 설명이 될 수 있을까요?
사전에서 have 의 의미를 살펴보면,
1) possess, own, or hold
2) experience, undergo
등의 의미로 설명이 됩니다.
have 를 "갖고 있다" 로 알려주면 바로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데, 그것을 영어로 설명하려면 오히려 더 어려운 단어를 사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상황(문맥이나 예제) 속에서 설명하면 위와 같은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have 의 의미를 전달할 수 있겠지만, 교육 환경 여건상 그리 여의치 않은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 부분이 학습자로 하여금 "생각의 착오"를 일으키게 하는 것입니다.
have 를 "갖고 있다" 로 익히다 보니, 기타 다른 의미로 사용할 때 해석이 어색하거나, 혹은 문맥에 맞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학습자가 생각하기에 단어와 연결되는 한국어 의미를 알고 있는데, 그 쓰임새 혹은 의미가 달라 해석을 어렵게 만드는 이유가 되는 것입니다.
2. 그 단어의 품사를 알고 있다.
이 부분 역시 1번에 언급된 단어의 의미를 아는 것과 비슷하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have 처럼 동사로만 사용되는 단어가 있는 반면, good 과 같이 여러 품사를 갖고 있는 단어도 있습니다.
- I have good childhood memories.
나는 좋은(즐거운, 유쾌한) 어린 시절 기억을 갖고 있어. (형용사) - We should do good for the people.
우리는 그 사람들을 위해 좋은 일(선)을 해야 해. (명사) - The machine is working pretty good.
그 기계는 잘 돌아가고 있어요. (부사)
이렇게 단어의 품사가 예상하지 못하게 사용될 때는 문장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3. 품사에 따른 그 단어의 사용 방법을 알고 있다.
품사에 따른 그 단어의 사용 방법을 알고 있다는 것은 그 품사가 어떤 위치, 어떤 용도로 올 수 있는지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 타동사 다음에는 목적어가 온다.
- 자동사 다음에는 목적어가 올 수 없다.
- 단어를 수식하는 형용사는 명사 앞에 온다.
- 전치사 다음에는 명사 혹은 명사절이 올 수 있다.
이와 같은 품사에 따른 사용 방법은 영어 문장을 구조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데, 문제는 이와 같은 문법 사항들이 복합적으로 혹은 예상하지 못하게 올 경우들입니다.
복합적이거나 예상하지 못한 문장 구조가 올 때는 구조 파악에 어려움을 겪는 것입니다.
구조 파악에 어려움을 겪을 때는 각 단어를 알더라도 그 연결 고리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해석하기가 쉽지 않게 됩니다.
영문장 해석 능력 향상 방법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영어 해석을 좀 더 낫게 할 수 있을까요?
우선, 염두해야 할 점은 영어 해석을 빨리, 정확히 한다는 것은 영어 읽기와 관련된 여러 부분들이 함께 향상되어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많은 경험을 통해 단어의 여러 쓰임새를 알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문법 규칙 적용도 그때 그때 적절히 되어야 합니다.
이와 같이 꾸준한 학습이 진행된다는 가정 아래, 아래와 같은 팁이 좀 더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팁1. 어색한 한글 해석에 익숙해진다.
어색한 한글 해석에 익숙해 지는 것은 "직독직해"를 가능하게 하는 길입니다.
영어 문장을 앞에서부터 바로 해석한다는 것은 한국어 해석이 불완전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 I have something.
위 문장을 머리속에서 해석합니다. '나는 어떤 것을 갖고 있어.'
- I have something that you don't want.
위 문장의 해석은 어떨까요?
자연스럽게 한다면 '나는 네가 원하지 않는 어떤 것을 갖고 있어.'입니다.
하지만, 이와 같이 해석을 하면 안됩니다. 한국어에 맞춘 영어 문장 해석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앞에서부터 '나는 어떤 것을 갖고 있어. (그것은) 네가 원하지 않는.' 과 같이 해석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석을 하면 어색한 한글 문장 구조로 인해 뭔가 완성되지 않은 느낌이 생기게 됩니다.
하지만, 이것은 영어와 한국어가 갖는 문장 구조 차이로 인한 것이며, 이것에 익숙해지는 학습 훈련이 결국 영어 문장을 '직독직해'로 빠르게 이해하게 되는 방법이 됩니다.
위 문장을 의도적으로 좀 더 복잡하게 만들어 보겠습니다.
- I've got something that I think you want to do in order to solve the problem that we have been facing since the past couple of months ago.
이 문장을 완벽한 한국어 문장으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문장의 앞부터 해석을 시작해, 문장 앞,뒤를 오가는 수고를 해야 합니다.
- '나는' => 문장 뒤로 감
- '지난 몇 달전 이래로' => 그 앞으로 옴
- '우리가 직면해 왔던' => 그 앞으로 옴
- '그 문제를' => 그 앞으로 옴
- '풀기 위해' => 그 앞의 앞으로 옴
- '내가 생각하기에' => 그 뒤로 감
- '네가 하기를 원하는' => 문장의 앞쪽으로 옴
- '어떤 것을 얻었다.'
전체 한글 해석은 '나는 지난 몇 달전 이래로 우리가 직면해 왔던 그 문제를 풀기 위해 내가 생각하기에 네가 하기를 원하는 어떤 것을 얻었다.'이 됩니다.
이렇게 자연스런 한글 해석이 되기 위해 앞뒤를 오가는 수고를 해야 했습니다.
다시 문장을 한글로는 어색하지만, 영어 문장 구조에 따르는 형태로 해석해 보겠습니다.
- I've got something that I think you want to do in order to solve the problem that we have been facing since the past couple of months ago.
- 나는 어떤 것을 얻었어 / 그것은 내 생각에 네가 하기를 원하는 / 그 문제를 풀기 위해 / 우리가 직면해 왔던 / 지난 몇 달전 이래로.
이것이 원어민이 이 문장을 받아들이는 방식이며, 학습자들이 학습을 거듭하며 익숙해져야 하는 해석 방식인 것입니다.
팁2. 의미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아는 단어도 사전을 자주 들쳐본다.
good 이 명사로도 사용된다는 사실은 그런 문장을 접하지 않으면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영어 학습서를 통해 배울 수 있겠지만, 영어 학습서가 그와 같은 형태의 많은 단어를 커버하기는 힘듭니다.
make, have, take, get 과 같이 우리가 쉽게 안다고 생각하는 단어도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 문장에서 나온다면 사전을 찾아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지 찾아봐야 합니다.
하지만, 미리 make 라는 단어를 찾아 그 쓰임새를 모두 익히려고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다 기억하기가 힘들 뿐 아니라, 상호 문맥이 없는 단어 습득은 쓰임새 없는 단편적 지식으로 남게 됩니다.
팁3. 문장을 복잡하게 만드는 문법 요소를 명확히 이해한다.
영어 문장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바로 "관계 대명사"입니다.
단순한 영어 문장 학습에서 좀 더 복잡한 영어 문장 학습으로 가는 길목에 서 있는 것이 바로 "관계 대명사"입니다.
1) 관계 대명사의 이해와 위에서 언급한 2) 영어 어순대로의 해석은 빠른 독해와 명확한 이해를 위한 필수 복합 조건입니다.
팁4. 영어 리스닝을 많이 한다.
영어 문장 독해를 이야기하는데, 왜 갑자기 영어 리스닝을 언급하는 것일까요?
인터넷에서 종종 발견할 수 있는 '직독직해'에 관한 글들이 있는데, 다음과 같이 해석하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I've got something that I think you want to do in order to solve the problem that we have been facing since the past couple of months ago.
- 나는 / 얻었다 / 어떤 것을 / 나는 / 생각한다 / 너 / 원한다 / 하기를 ....
이와 같이 단어 하나, 하나를 분리해 해석하는 것은 올바른 직독직해가 아닙니다. 이렇게 해석을 하면 전체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다시 한글 단어들을 짜 맞추어야 합니다.
'직독직해'는 의미 단위의 구나 문장을 끊어서 해석해 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리스닝을 많이 하다 보면, 이런 부분들을 자연스럽게 익혀가게 됩니다.
I've got something 을 I / have / got / something 과 같이 똑똑 끊어서 말하는 원어민은 없습니다. 그들의 머리속에는 I've got something 이 하나의 의미인 것입니다.
리스닝을 자주하다 보면 이와 같이 문장이나 구를 자연스럽게 하나의 의미로 받아들이는 훈련을 하게 됩니다.
결국 영어 문장 해석에도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맺음말
"영어 단어를 아는데 영어 문장 해석은 안 된다?" 는 결국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1) 영어 단어를 아는 것 같지만 실제 알지 못하고 있는 경우와
2) 단어간의 연결고리를 영어의 의미 전달 방식으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안심해도 되는 것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거의 모든 학습자들은 이와 같은 어려움을 겪으며 영어를 배워간다는 것입니다.
좀 더 빨리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영어 문장을 많이 접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위에 제시한 팁을 잘 이용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Effort First, Then Methods.
Comments
단어를 익힐 때 어느 한가지 방법이 제일이다 라고 말씀드리긴 힘든데요, (학습자마다 선호 스타일, 효과, 학습 능력 등이 다르기 때문이죠)
그래도 그간의 저의 학습 과정과 다른 학습자들의 학습 과정을 통해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단어를 익힐 때 우선 지배적이라고 생각되는 의미를 익힌 후(이것은 학습자 개인의 판단이겠죠) 리딩, 리스닝을 통해서 그 뉘앙스를 점점 더 굳혀가는 것입니다.
말씀하신 단어들 중 decent 라는 단어도 사전적 의미는 꽤 다양한데요, 이들을 모두 한번에 익히려고 하면 그 자체도 어렵거니와 이 단어의 뉘앙스를 느낌으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게 됩니다.
제 머리속에는 이 단어의 느낌이 '아주 좋지도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은 정도' 로 들어있는데요, 문맥에 따라서 사전적 의미처럼, '괜찮은' 이 되기도 하고, '적당한'이 되기도 하고, '그럴듯한' 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또 그렇게 단어의 어감을 익히는데 도움될 수 있는 것은 영영 사전을 함께 보는 것입니다. 네이버 사전의 영영 사전 해석은 아래와 같이 나옵니다.
Decent is used to describe something which is considered to be of an acceptable standard or quality.
이 해석의 느낌을 통해 의미를 파악하려고 노력하되, (해석하거나 리스닝을 할 때) 어려울 경우 한국어 해석 중 하나를 골라 대입시키는 것입니다.
학습 과정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단어나 표현을 한국어로 해석할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그 의미를 두뇌에서 원어민이 느끼는 것과 가깝게 이해하는 것입니다. 한국어로 해석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은 번역가분들께 필요한 것이고요. 학습자 입장에서는 한국어 해석을 통해 접근하여 그 원래 의미와 뉘앙스에 조금씩 익숙해 지는 것이 필요한 것이죠.
제 설명이 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요, 초급 단계에서 1:1 매칭(한국어:영어)의 단어를 익히는 단계를 넘어가면, 말씀드린 것과 같은 과정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면서 실력이 향상되게 될 것입니다.
도움되는 부분이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만 하시지 마시고요, 2~3 가지를 같이 하다보면, 자신에게 더 맞는 것을 고를 수 있습니다.
현재 단계에 따라서도 학습 자료는 달라질 수 있는데요, 상급 단계이거나 외국에서 생활한다면 뉴스를 보는 것도 괜찮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한국 학습자들에게는 뉴스 리스닝보다는 일반 회화 리스닝이 더 필요한 편입니다.
그리고, 리스닝 자료를 선택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리스닝 훈련을 하면서, 다른 학습(문장 익히기, 표현 익히기, 리딩, 글쓰기, 실전 회화 등)을 같이 하는 것입니다.
리스닝 실력을 늘리는 것은 단어의 정확한 발음, 억양, 리듬을 익히는 것도 포함되지만, 결국 새로운 표현이나 문장, 표현 방식을 익혀가는 것이 리스닝 실력 향상의 지름길 아닌 지름길 입니다.
리스닝 향상을 위해 리스닝 학습 만을 하는 것은 그리 좋은 방식이 아닌 것이죠.
최선의 학습 방법은 학습 전에 선택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경험과 시행착오를 어느 정도 겪으면서 얻는 것입니다.
도움되기를 바랍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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